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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2019년 회고

by lazysnack 2022. 7. 14.

이전에는 생각만 하고 남겨뒀던 것들을 블로그를 만들고 나니 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여 이번에는 2019년의 생각을 남기고자 한다.

실제로 작성을 생각했던 건 지난 주 였는데, 이러저러한 사정 때문에 이제서야 쓰게 되었다. (좀 더 늦추면 회고가 아닌 신년 다짐이 될 거 같기에..)

1. 업무 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았던 상반기

현재 회사는 지인의 소개로 작년 9월에 입사했었다. 당시 팀은 AI스피커 를 개발하는 팀이었고, 나름 신기술 셋(스프링 부트, Angular2, Junit5, AIML, 레디스 등) 으로 재밌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중추를 맞고 있는 사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하고 그 이후로는 정말 힘들었다. 새로운 상사가 오고 엄청나게 맞지 않았었고, 그런 업무 스타일로 인해 퇴사까지 결심했었다가 그래도 무슨 오기(?)인지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만 하고 나가려고 생각했었다.

1-1 끝나지 않는 프로젝트

이미 1-2 차례 밀린 적이 있는 프로젝트였다. (중추가 없고, 밀린 프로젝트는 성공 가망성이 없는데, 이 때는 경험도 없거니와 너무 몰랐다.)

퇴사를 생각했던 시기가 3월 즈음이었고, 프로젝트 오픈 예정은 4월 즈음이었다. 한 달 정도는 버틸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쪽은 이전부터 오픈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또 오픈을 못 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10월인가로 밀려버렸다.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이미 상사한테 받는 스트레스는 많았고, 1달 정도는 참을 수 있었지만 10월까진 아니다.

1-2 다른 방법을 찾아서

3월에 퇴사를 생각하긴 했지만,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에 작년 9월에 왔고, 이제 겨우 6개월인데 나가면 커리어도 엉망이 되고, 무엇보다 상하 관계라는 위치의 한 사람때문에 나가는 게 무척 싫었다. 그래서 다른 팀 팀장님한테 상담을 요청했었다. 당시에는 옮기고 싶다는 직접적인 얘기보다는 상황이 이러한테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같은 그런 얘기를

1-3 팀을 옮기다

프로젝트가 갑자기 뒤로 훅 밀리면 (거의 6개월 가량 밀렸다) , 긴장도 풀어지고 더 늘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미 의욕은 없는 상태였다. 회사가 재미가 없고 주도권이 없는데 무슨 의욕이 생기겠는가. 게다가 소속 부서의 분사 얘기까지 나돌았다.

돌이켜보면 이건 참 좋은 기회였다. 분사를 한다는 얘기가 돌아서 남을 것인지, 분사한 곳에 갈 것인지 의견을 묻는데 난 당연히 갈 이유가 없었다 남는다고 얘기를 했고, 그렇게 팀을 옮기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분사 덕분에 사원 -> 주임 의 진급 누락도 경험해봤다 ㅋㅋㅋ 

(진급 별로 신경도 안 쓰고, 한다해도 연봉이 안 오른다는 얘기를 듣고 더 관심없어졌었다.)

2. 새로운 팀에서 (중반기? 이후)

팀을 옮기고 맡은 업무는 백오피스 (관리자 페이지) 에서 오프라인 사업부와 관련된 일을 맡았다.

당시 오프라인 사업부에서 사용하는 모바일 페이지를 변경한다고 했기에, 그게 새로운 팀에서 맡은 첫 업무(프로젝트?) 였다.

2-1 보기싫은 레거시 코드와 JqueryMobile

무엇을 개발하든, 처음에는 분석이 필요하기에 기존에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코드를 보고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알아낸 프로세스는 대략 이랬다.

  1. 비회원에 대한 정보를 입력
  2. 정제라는 프로세스를 진행(비회원으로 등록이 가능한지)
  3. 비회원으로 등록되면 익일 배치 프로세스를 통해 체험 회원으로 전환

문제는 2,3 번의 정제, 배치 프로세스가 둘 다 DB 프로시저로 되어 있고,

몇 천줄 이렇게 되니까 감히 건드를 수가 없었고, 설사 건드린다해도 엄청난 공수가 들 것은 뻔했다.

게다가 데이터의 대부분을 Map 을 통해 전달하니 일일히 디버그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고도 겸사겸사했다.

물론 레거시가 무조건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일단은 작동하는 코드이기도 하니까.

단지, 그런 걸 보고도 고칠 역량이 안되는 자신과 욕을 하면서도 그와 비슷한 코드를 생산하는 자신한테 화가 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JqueryMobile 도 꽤나 의문이 많이 들었다.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더이상 update 를 안하는 것 같은 느낌에, Jquery도 이젠 거의 사용을 안하는 추세인데 JqueryMobile은 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2-2 그래도 새로운 것도 많이 알았다.

아직은 배울 게 많은 주니어 개발자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변에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좋은 경험 많은 동료가 있다는 건 좋다.

오프라인 사업부 일을 어느정도 끝낸 시점에서 회사 서비스의 고도화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고도화 내용을 조금씩 쪼개서 진행하는데, 몇 차 까지 있는진 모르겠으나, 어쩌다보니 1,2,3 차 다 참여하게 되었고, 현재는 3차를 진행중이다.)

대략 생각나는 대로 열거해보면 이렇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은 블로그에 정리해놓은 것들이며, TypeScript 를 손 놓은게 아쉽긴 하다.)

  • nGrinder 사용 및 정리 (부하 테스트)
  • Feign 사용 및 정리 (API 통신)
  • wireMock, Mockito 등 테스트 mock 사용 경험
  • 모델 기반에 대한 설계 경험
  • 아파치 설정을 통한 서버 구성
  • Jenkins 파일을 통한 배포 자동화(?) 경험 등

물론 경험에서 끝내면 안된다, 지속적으로 하고, 정리를 해야 내 것이 되니까.

그리고 이번에 3차를 진행하면서 Kotlin, JPA 를 경험 하고 있다. 둘 다 새로 사용해보는 것들이라 공부를 많이 해야 겠다.

2-3 욕심이 많아서 그런걸까

반 년 정도의 시간 동안 많다고 하면 많을 수 있고, 적다고 하면 적을 수 있는 것들을 알게되었다.

이전 회사에서 여유가 없이 생활을 해서 그런지, 현재 회사의 여유로운 상황에서 뭘 해야 될 지 모르겠다.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보니 깃에 레포를 하나 만들어서 정리도 하게되고, (정리만 하다가 재미없어서 블로그까지 만들게 되었지만..)

근데 그렇게해도 남는 잉여 시간이 많으니까,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가 겁은 많지만, 그렇다고 마냥 평온을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ㅋㅋㅋ

3. 업무 외 적으로는 무엇을 했는가

대부분 하반기부터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올해는 업무 외 적으로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 같다.

경험에 없던 것들이니 차근차근 진행해나가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3-1 설계 세미나

회사에서 주니어 개발자들 (5명 정도?) 을 대상으로 최범균 님이 모델, 설계에 대해서 강의 형식으로 알려주신다.

기존의 MVC 의 개념과 DB 데이터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도메인 중점에 대한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는 점이 많다.

  • 기능에는 Input 과 OutPut 이 있다
  • What 과 How 를 얼마나 잘 나누느냐에 따라 좋은 설계가 된다
  • 관련된 기능을 최대한 한 군데로 모와야 한다 등

많은 도움이 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코드에 녹여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는 점? (역시 꾸준함이..)

3-2 리눅스 스터디

회사에서 진행한 스터디로 공통적으로 배우면 좋은 내용이 무엇이 있을까 하여 진행한 스터디로, 리눅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뤘다.

회사에서 진행한 것이다보니, 빠지는 인원이 없다는 점과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괜찮았다.

또한, 학부생 때 배웠던 OS 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리마인드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command line 환경이 아직은 익숙치 않기에...

3-3 프로그래밍 패턴 스터디

페이스북 그룹인 신림프로그래머 에서 진행한 스터디로 프로그래밍 패턴에 대한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책인데,

내 수준에서는 엄청 어려웠으면서도 엄청 자극을 받은 스터디였다.

(책의 내용에서 자극을 받았다기보단, 같은 스터디원들한테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꽤나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겨우 코드 이해하고 갔던 정도라 많은 내용이 기억이 남아있진 않다.

그래도 가끔 아 이런 비슷한 거 어디서 본 거 같은데.. 하고 책을 보면 또 아 이랬지 하고 기억이 나기에 그나마 다행일까?

3-4 자바스크립트 스터디

이 스터디는 시작하기 전 부터 꽤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단, 자바스크립트에 대해 별로 관심이 있진 않았다. 어차피 난 서버 개발쪽으로 갈 거니까.

근데, 이게 또 시간이 지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

자바스크립트 시장은 커지고, 어차피 뗄래야 뗄 수 없다면 공부해서 걱정은 안되게 해야지 라고 생각을 변환하기 까지 1년 정도가 걸렸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모집을 했었다. 그런데 역시나 굳이 자바스크립트 스터디를 해야돼? 라는 인원이 많아서 회사에서는 포기하고, 외부 스터디나 개인적으로 인강이나 들을까 하고 했었다.

그러다가 프론트팀에 의욕넘치는 대리님이 오고, 같이 스터디 하자고 했기에 어찌어찌 인원을 모와서 진행했다.

처음에는 5명이었으나, 이직 등의 이유로 현재는 3명으로 조금은 빡새지만, 재밌게 진행하고 있다.

4. 내년에는 무엇을?

회고를 했기에 미래를 계획해볼 수 있는 자리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중에서 무엇을 할지, 내년 회고에서는 어떤 내용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현재 관심사에 대해서 간략하게? 큰 덩어리로? 리스트업 한다면,

  • Kotlin
  • Docker 같은 컨테이너?
  • TypeScript + React?
  • 레거시 코드 활용 전략 - 책 (스터디로 하면 좋겠다)
  • Rust? Go?
  • 바이올린 (매년 벼르지만, 매년 못하고 있다.)

4. 맺으며

1년이 짧아보이기도 하지만, 또 이렇게 회고를 하면 결코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다른 개발자들의 회고를 읽었는데, 대단한 사람들은 역시 많다.

내가 1년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해서 쓴 글인데, 누군가는 상반기인데도 이 내용보다 많다.

예전같았으면, 부럽다라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아무것도 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론 부럽다라는 생각이 안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내가 그 사람일 순 없으니, 나는 나대로 내 페이스대로 꾸준히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취미로 참가하는 마라톤 처럼 중간에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골인 지점은 나오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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