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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회고

by lazysnack 2022. 7. 14.

2019년을 회고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년을 회고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실은 글을 쓴 것 자체가 엊그제 같다... 그만큼 2020년은 포스팅을 안한 것 같다.)

뭐 어쨋든, 2020년은 정말로 느린듯하면서도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1보 후퇴한 느낌의 한 해 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는 코로나가 있었고, 내적으로는 정말 긴 슬럼프를 겪었다.
(물론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현재 진행형이고, 쓸까말까 하고 미루고 미루다 쓰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회고는 크게 4개의 파트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 주변의 이직
  • 연봉 협상에서의 의외
  • 본격적으로 이직을 준비
  • 그리고 지금,

원래도 대외적으로 뭔가를 잘 하진 않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욱 안했던 한 해였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2년이 되었던 해였으므로, 이직 준비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될 것 같다.

1. 주변의 이직

뭔가 이렇게 쓰고보니 꽤나 거창해보이지만, 타이틀은 원래 거창해야 한다.

내가 올해 이직을 못한 것과는 역설적이게도 주변에서는 이직을 많이 했다. 올해 초에 회사에서 비슷한 급의 사람이 이직을 했었다. 밥도 같이 먹고 꽤나 친하게 지냈었던 것 같은데,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이기에 축하해줬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의 회사 생활은 엄청 재미없어졌다. (회사를 재미로 다니겠냐마는, 그래도 있는 동안에는 개발적인 얘기를 할만한 같은 나이대가 있어서 나름 재밌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때 이직을 처음 생각했던 것 같다. 준비에 대한 결정적 계기는 아니지만, 동기를 제공했다고나 할까? 뭐 그런 느낌이다.

개발회사가 아닌지라 그런지, 개발 조직이 그렇게 크진 않지만, 그래도 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외주(프리랜서) 가 많아졌다. 프리랜서만 4명정도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프리랜서를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계약 기간과 SI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속도를 빠를지라도 인수 인계 받은 코드는 유지보수를 하기가 꺼려진다. 이런 건 편견일 수도 있겠으나, 이전에 한 번 데여본 적이 있기 때문에 편견이 쉽사리 깨지진 않을 것 같다.

물론 현재의 외주가 많아진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개발자가 안 뽑힌다는 얘기를 자주 듣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보면 자주 들리는 말이다. 개발자가 없다 뭐 똑같겠지.. 눈에 차는 그런 개발자가 없는 거겠지.. 개발 회사도 아니고, 메리트도 없다면 더 뽑기 힘들지 않을까? 후.. 악순환의 연속일 것만 같은 느낌이다.

얘기가 잠깐 옆으로 샛는데, 결과적으로 1/3 정도가 바뀐 것 같다. 전체적인 수준은 오르지 않았을까? 나는 만족이다.

한 번 친해진 사람과는 연락을 지속적으로 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이전 회사의 사수와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곤 하는데, 여름 즈음에 이직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신기했던 게, 이전 회사(나와 같은 회사) 에서 사수였던 사람이 같이 일하자고 해서 옮겼다. (뭐 당시 여러가지 상황과 맞물린 거겠지만) 여하튼, 당시에는 엄청 싫어했었는데, 같이 일하는 거 보면 신기하긴 했다. 난 호불호가 강하고 안바뀌는 편이라 못할 것 같은데...

쓰고보니 나빼고 다들 잘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웃음)


2. 연봉 협상에서의 의외

지금의 회사는 특이하게 연봉 협상을 4월에 진행한다. 아니, 3월에 진행해서 4월에 적용하나? 뭐 여하튼 4월이다.

연봉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작년에 3퍼 올랐었다. (안 그래도 적은데, 한창 올려야할 때 3퍼라니 좀 눈물이 난다.)

할 당시에 워낙 안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었고, 연봉이 무슨 상관이냐, 지금은 배워서 얼른 좋은 데로 옮겨야지 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연봉 협상(이라고 쓰고 통보라 읽는다) 테이블에 들어가고 얘기를 들었을 때, 귀를 의심했다.

이유인 즉, 16프로 정도가 올랐기 때문이다. 머리속으로 얘네가 왜 이러지 만 엄청 생각했었다.

근데 그렇게 올라도 원티드에서 보는 평균보다 낮다 (하하..)

여하튼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봉은 직전 회사의 연봉에서 계산을 하므로, 3개월 정도 다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차피 개발을 하는 회사원이니까...
(물론 중간에 큰 기업도 트라이 했으나, 번번히 탈락)

뭐 그렇게 연봉 협상에서 의외의 상황을 겪고, 잠시의 헤프닝마냥 가을 때까지 다니게 된다.


3. 본격적으로 이직을 준비

9월이 되고 회사에 다닌 지 딱 2년이 되었을 시점이다.

주먹구구식으로 해결하는 일에 싫증도 나고, 무의미한 회의도 싫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픈한 서비스를 관리할 생각은 안하고, 계속 신규 컨텐츠가 우선이야 하면서 오픈하는 일이 너무 짜증이 났다. 힘들게 오픈하고 나면 1달 후면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아무리 회사 일이라지만, 보람도 없고 허무하기만 했다.

그래서, 좀 더 본격적으로 나서야겠다 하고 마음을 먹은 시점이 이 시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회고글을 쓴 오늘 오전에도 참.. 기존에 하고 있는 곳에서 에러가 발생했는데, 담당 부서는 있지만, 담당자는 없단다.. 이게 무슨? 원인을 알 수 없으니, 방어 코드만 작성하고 지라를 닫는다.)

이력서를 다시 수정하고, 하니 걸리는 게 있었다.

바로 코딩 테스트 , 이건 꽤나 고통이었다. 왜냐하면, 코딩 테스트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를 못 찾겠었으니까..

비교적 쉬운 업무만 진행했는지 몰라도, 여태 알고리즘과 관련된 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 그렇다보니 실무에서 쓸 일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해야돼? 하면 글쎄 라는 생각 밖에 안 들어서 더 힘들었다.

그래도 어지간한 기업들은 다 코딩 테스트를 보니까, 그것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 진짜 여러 생각을 다 한 것 같다. 처음에는 당연히 모르겠고, 안 풀리니까 하.. 하나도 모르겠네, 이거 괜찮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일단은 해야하니 계속 잡고 있으니 풀 수 있는 것도 생기더라

그렇게 이직을 준비하던 차에 이전 스터디를 같이 하던 분이 이직 준비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이 준비하기로 했다.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아는 것이 더 많은 분이었는데, 서로 다른 회사다보니 이직 정보를 공유하기가 편했던 것 같다.

면접 준비 부분이나 지속적으로 준비를 하는데에 도움이 되었다. 적어도 난 말이지.

여하튼, 그렇게 준비를 하면서 현재 기업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곳은 거의 다 넣어본 것 같다.

그리고 거의 다 고배를 마셨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거지만, 떨어진 전형도 다양하다. 코테에서 떨어지거나, 면접에서 떨어지거나, 심지어 서류조차 통과를 못하거나...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떨어지다보니 어느 부분을 좀 더 보완해야 할 지 감이 안 잡히더라. 그냥 전체적으로 내가 부족했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코로나라 많이 안 뽑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더라.
(물론 이 와중에 면접 경험을 쌓게 해준 여명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몇 번의 면접을 통해 깨달은 게 있다면, 절대 서두를 필요 없다는 것이랄까? 이건 내가 신입 면접같은 그런 질답의 면접만 생각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뭐 당연하게도 경력 면접이 이번이 처음이니까. 물론 질답의 면접 유형이긴 하다. 그런데 뭐랄까 좀 더 편안한 느낌이다. 실제로 면접하면서 많이 들었던 얘기도, 서둘러서 말 안하셔도 돼요. 정리하시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였다. 뭐랄까 내가 여유만 있었으면 좀 더 대화하듯이 진행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원최 말하기를 즐겨하지 않으니 이런 여유를 가장한 뻔뻔함(?) 대담함(?) 을 가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게 한 3달을 보낸 것 같다. 준비하고, 코테보고, 다시 또 준비하고 그러다가 올해 마지막이었던 네이버까지 떨어지고, 12월이 좀 지나니 뭔가 2020년은 다 지냈네라는 후련함?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허무함이 찾아왔다.


4. 그리고 지금,

음.. 뭐랄까 약간 희망적 관측을 했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뭐하나는 되지 않을까? 라는 희망적인 관측을...

그러다보니 올해의 마지막까지 전부 다 떨어졌을 때는 탈력감이랄까? 무기력함이랄까? 그런게 엄청 컸다.

하루는 전화를 걸었다. 나를 처음 개발의 길로 들어가게 해주신 분한테,

글쎄. 잔소리라도 듣고 싶었을까, 여하튼 전화를 걸었었다. 그리고 회사 일이 너무 재미없다고 투정댔고, 역시나 1시간 가량의 잔소리를 들었다.

경험담과 함께 코로나로 다른 분야는 힘든데, 유일하게 IT만 좀 나아보여서 그런거다, 너무 시야가 좁아진 것 같으니 좀 쉬어라 등등 고마운 분이다.

그렇게 전화를 마치고, 딱 1~2달 정도만 개발과 관련된 것에 손을 떼고 좀 쉬기로 했다.
(좀 우습게도 이 쉬기로 결심한 주에 블로그 글쓰기 모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주 주말에 바다에 갔다. 가면서 바닷바람도 쐬고, 불멍도 때리면서 기분 전환을 했다.
(갑작스레 바다에 가자고 얘기했는데, 같이 가준 친구가 고맙다)

평소에 이렇다할 취미가 없다보니, 게임도 하고 좋아하는 만화책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가끔 개발 생각도 나고 그런다. (막상 잘 하진 않으면서, 안할려고 하니 나는 그런 생각?)


이전에도 그렇듯 회고라는 명분으로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기 때문에 횡설수설할 수도 있고, 꽤나 솔직한 느낌의 글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취중진담이라던가 그런건 아니다.)

이번 회고를 쓰면서 2019년의 회고글을 봤는데, 2020년은 전체적으로 1보 후퇴란 느낌의 한 해였다.

이 한 해가 21년의 2보 전진을 위한 후퇴가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회고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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